[클루지] 그동안 속아왔던 생각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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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독서

[클루지] 그동안 속아왔던 생각의 함정

by (๑′ᴗ‵๑) 2020. 9. 9.

생각의 함정, 클루지

 

 

 

할 일이 산더미지만 유튜브나 TV 혹은 SNS에 빠져있는 사람. 심신이 피곤하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마다 할 일을 미루는 사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어쩌면 꽤 자주 경험했을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유명 유튜버 자청님의 추천으로 유명해진 이 책은 왜 사람들이 장기 보상보다 단기 보상에 더 끌리는지, 또 수많은 것에 대해 이성보단 감정에 이끌려 결정하는지 등 생각과 행동에 관련된 행동 심리학에 가까운 책이다.

 

현존하는 동물들은 모두 진화의 산물이다. 오랜 시간에 거쳐 자주 사용되거나 유용한 것들이 자연선택을 받아 살아남게 된다. 어느 하나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난 것은 없다.

 

출처: 픽사베이

 

다시 말해, 진화는 이전에 있는 것을 기초로 그다음이 이루어진다. 척추가 두 발 동물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구조가 네발짐승의 척추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즉 불완전하게나마 일어서는 것이 아예 일어서지 않는 것보다 더 나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클루지의 의미이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해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진화는 궁극적으로 완벽의 문제가 아니다. 진화는 ‘적당히 만족하기’, 곧 적당히 좋은 결과를 얻는 일의 문제다. 이런 결과는 경우에 따라 아름답고 세련된 것일 수도 있고, 클루지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마음은 신체만큼이나 클루지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를 다음 여섯 가지의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인상 깊었던 구절을 적어가며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리 인간은 체계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만큼 영리한 유일한 종이다. 하지만 동시에 매우 주의 깊게 짠 계획을 순간의 만족 때문에 내팽개칠 만큼 어리석기도 하다."

 

클루지

 

 

 

여섯 가지의 클루지

 

kluge 1. 맥락과 기억

 

우리는 행동하는 유기체, 세계를 지각하고 그것에 반응해 행동하는 존재다. 그리고 이런 사정 때문에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기억 체계가 발달하였다. 

 

즉,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기 위하여 맥락이나 단서를 사용한다. 하지만 단서를 중심으로 매우 강력하게 조종되기 때문에 쉽게 혼동이 일어난다.

비록 본인은 자신의 기억이 여전히 정확하다고 믿을지 몰라도 실제로 기억의 구체적인 내용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희미해진다. 아쉽지만 확신이 정확성의 척도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잘못 투옥되었다가 나중에 DNA 검사를 근거로 풀려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잘못된 판결의 90 퍼센트가 잘못된 목격자 증언에 근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목격자 증언이 신뢰하기 어려운 까닭은 우리의 기억이 조각조각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생물 종들의 경우에 구체적인 것들은 잊더라도 요점만 기억하면 충분할 때가 많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 이전의 우리 조상들이 거의 접하지 않았던 종류의 요구들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우리는 특정 정보를 어디에서 얻었는지, 누가 우리에게 무엇을 언제 말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kluge 2. 오염된 신념

 

우리는 어떤 사람에 대해 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받으면 그것을 자동적으로 일반화해서, 그 사람의 다른 속성들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후광효과’라고 부른다. 

 

이것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만약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특성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그 사람의 나머지 속성들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갈퀴효과’인 셈이다. 

 

출처: 픽사베이

 

우리는 주제가 무엇이든 우리의 신념을 위협할 만한 것보다 우리의 신념에 잘 들어맞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부른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우리가 믿고 싶지 않은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동기에 의한 추론'이라고 불리는 편향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의 견해에 반대되는 연구에서는 쉽게 결함을 찾아낸 반면에,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는 결론을 내린 연구에서는 똑같이 심각한 결함이 있어도 그것을 잘 찾아내지 못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신념의 오염, 확증 편향, 동기에 의한 추론을 다 합치면 결국 인간은 거의 무엇이든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kluge 3. 선택과 결정

 

특정 물건이 쌀 때보다 비쌀 때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고객들이 내재적인 가치 대신 표시 가격을 가치의 대표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에서 특정 물건을 구매할 때 우리가 부르는 가격이 물건의 내재적 가치뿐만 아니라, 상점 주인의 출발 가격 같은 부적절한 것들에도 의존한다면, 이것은 이미 닻 내림 효과가 우리 머리를 확실히 어지럽힌 결과다.

 

출처: 픽사베이

 

600명 중에서 ‘200명의 생명을 확실히 구하는 것’은 좋은 생각처럼 보인다. 반면에 똑같은 600명 중에서 ‘400명을 죽게 놔두는 것’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제의 표현 방식만 바뀌었을 뿐, 두 가지는 완전히 똑같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것을 가리켜 ‘틀 짜기’라고 부른다.

 

‘사망세’는 ‘상속세’보다 훨씬 불길하게 들리며, 범죄율이 3.7퍼센트라고 묘사된 지역은 범죄 없는 비율이 96.3퍼센트라고 묘사된 지역보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받는다. 틀 짜기가 이렇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까닭은 선택이 불가피하게 기억의 매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락이 바뀌면 선택도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결정의 순간에 우리가 무엇을 기억 속으로 불러내는지가 때로는 결정적인 차이를 낳는다.

 

출처: 픽사베이

 

우리가 배고픔을 느낄 때면 소금과 정제 설탕의 쾌감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우리의 장기 목표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곤 한다. 합리성이란 말 그대로 관련 증거들을 철저하고 사려 깊게 비교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포유동물의 기억회로는 전혀 이런 목적에 맞게 조율되어 있지 않다.

 

기억의 신속함과 맥락 민감성은 위협적인 환경에서 급히 결정을 내려야 했던 우리 선조들에게 틀림없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과거에 자산이었던 것이 현대에는 부채가 되었다. 맥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데, 합리성은 저렇게 말하고 있다면, 합리성은 언제나 양자 간의 싸움에서 지고 만다.

 


kluge 4. 언어의 비밀

 

언어라는 잡탕 안에는 특이 사항들의 주요 원천이 되는 적어도 세 가지 충돌이 발견된다. 우리 선조들이 소리 내는 방식과 우리가 이상적으로 소리 낼 수 있는 방식 사이의 간극, 우리의 단어들이 영장류의 세계 이해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는 점, 우리의 결함 많은 기억 체계가 위급할 때는 잘 작동하지만, 언어를 위해서는 그다지 적당하지 않다는 점 등 세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이것들 가운데 하나만 있어도 언어를 불완전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가 함께 있으므로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언어란 그야말로 총체적인 클루지다. 놀라울 정도로 멋지고 구속되어 있지 않으며 신축적인, 그러나 명백히 조잡한 클루지다.

 


kluge 5. 위험한 행복

 

여러 연구들은 목마른 사람들이 수분 섭취를 잘 한 사람들보다 ‘물’이라는 단어에 대해 더 큰 긍정적 예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이것은 겨우 몇 밀리세컨드 사이에 일어나며, 때문에 쾌락은 순간적인 안내자로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좋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선조들에게 좋은 것이었음에 틀림없다.”라는 단순한 생각은 금방 곤란에 처한다. 미국의 평균적인 성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거의 3분의 1을 텔레비전, 스포츠, 친구와 술 마시기 같은 여가활동에 소비한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은 직접적인 유전적 이익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것들이다.

 

출처: 픽사베이

 

새로운 물질적 재화는 종종 엄청난 초기 만족을 가져다주지만 우리는 이내 그것에 익숙해진다. 새로 장만한 아우디 자동차를 처음 운전할 때는 그야말로 날아갈 심정이겠지만, 이 차도 결국에는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운송수단일 뿐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절대적 부가 아니라 상대적 수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료 직원들의 평균 수입이 900만 원인 직장에서 800만 원을 받을 때보다 동료 직원들의 평균 수입이 600만 원인 곳에서 700만 원을 받을 때 더 만족해한다. 우리는 그저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결국 진화는 우리가 행복하도록 우리를 진화시킨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진화시켰다.

 

 

kluge 6. 심리적 붕괴

 

연구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일을 뒤로 미루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낮은 성적을 거둔다. 기업체에서 종업원들이 꾸물대는 바람에 마감 시한을 넘긴다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경우에 어쩔 수가 없다.

 

뒤로 미루기는 미래를 깎아내리기, 현재에 비해 미래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쾌락을 편리한 나침반으로 사용하기 사이의 사생아다.

 

출처: 픽사베이

 

우울증 환자들은 삶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주목함으로써 현실을 왜곡되게 지각하곤 하는데, 이것은 기억의 맥락 의존성에서 기인한다. 슬픈 기억은 더욱 슬픈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이것은 다시 더더욱 슬픈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한마디 한마디는 인생이 불공평하다는, 또는 살 가치가 없다는 근본 견해의 확증으로 이해된다. 이때 맥락 기억은 불공평했던 과거의 경험을 되살린다.

 

그런가 하면 동기에 의한 추론은 우울증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비관적인 인생관에 반대되는 증거들을 무시하게 만들 수 있다. 우울증 환자가 어느 정도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거나 초점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없다면 이런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클루지를 이겨내기 위한 13가지 제안

그렇다면 이러한 클루지를 이겨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클루지를 이겨내기 위한 13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

-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평가하라

- 누군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마치며

책을 읽으며 좋은 내용도, 공감 가는 부분이 무척 많았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가 왜 할 일을 미뤘었는지,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었는지 등 나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현재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클루지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부정확하고 무분별한 정보에 쉽게 휘둘린다. 때문에 클루지를 이해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루지를 이해한다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 : 개리 마커스, 출판 :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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