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세부 자유여행 #2
장소 : 세부 (필리핀)
일시 : 2017.04.28~05.08
필리핀의 숨겨진 섬, 반타얀
필리핀은 스노클링, 다이빙으로 유명하지만 이 곳에서도 스카이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반타얀이라는 섬 에서다. 반타얀은 세부의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정말 깨끗하고 알려지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스카이다이빙은 혹시 몰라서 한국에서 예약을 했다. 예전에는 예약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여러 여행사이트에서 예약을 제공한다.
반타얀 가는 법
반타얀에 가기 위해서는 하그나야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하그나야항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택시나 그랩 / 우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편리하지만 세부 시티 기준으로 약 3~4시간 걸리기 때문에 비용이 조금 들 수 있다.
두 번째, 세부 북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이다. 버스는 에어컨이 있는 버스와 없는 버스가 있는데, 오래가기 때문에 에어컨 버스를 타는 게 훨씬 낫다.
나는 갈 때는 버스 올 때는 택시를 탔다. 하그나야항에서 세부로 가려는 기사들이 흥정을 많이 하기 때문에 조금 저렴하게 올 수 있다.
버스는 생각보다 안락했다. 일반 관광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는 길에 휴게소를 한번 들르는데,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5페소를 내야 한다. 유료 화장실 치고는 깨끗하지 못하다...
하그나야항에 도착하면 반타얀으로 들어가는 티켓을 사야 한다. 시간은 30 ~ 1시간 간격으로 있으며, 150페소 정도 한다. 배 타고 40분 정도 들어가면 아름다운 섬 반타얀을 만날 수 있다.
시티투어
스카이다이빙 말고는 따른 계획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조트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심심해 보였는지 남자 두 명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오게 됐니?', '수영은 안 하니?' 등등. 한 명은 직원이고, 나머지 한 명은 그의 친구처럼 보였다. 보니까 이 친구들도 심심해 보였다.
나 역시 심심하기도 했고, 반타얀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저녁 쏠 테니 시티투어 시켜달라고 제안하니 흔쾌히 OK 했다. (오토바이 렌탈 값은 내가 지불했다. 얼마 안 하긴 했지만..)
반타얀은 작은 섬이기 때문에 바이크로 2~3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섬이라 그런지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반타얀은 알면 알 수록 아름다운 곳인 것 같았다. 특히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 같아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은 자기네 학교, 동네들을 소개해줬다. 덕분에 반타얀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석양까지 보고 난 후, 우리는 같이 저녁을 먹었다. 굉장히 많이 시켰는데, 2만 원 정도밖에 안 나왔다. 진짜 배 터지게 먹었다.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난 후 우리는 별을 보러 바다 근처로 갔다. 원래 별 보는 걸 좋아하는데, 반타얀은 공기가 정말 깨끗해서 별이 많을 것 같아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명소가 있다고 날 데려갔다. 하늘에 별이 꽤 많았다. 아름다웠다.
별 아래에서 해변에 앉아있으니 대학교 MT 온 느낌이었다. 친구들은 바다에 오면 게임을 해야 한다며, 게임에 걸리는 사람이 질문에 무조건 대답을 해야 하는 진실게임(?) 같은 걸 하자고 했다.
게임이 어렵지 않아서 나는 안 걸렸는데, 이 친구들한테는 조금 어려웠는지 둘이 번갈아가면서 계속 걸렸다. 그리고 질문과 대답을 하는데..
잠깐... 이건 남자가 하면 이상한 경험이잖아...?
처음에는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확실했다. 알고 보니 친구들은 게이였다. 누구나 성적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약간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어떤 질문이 들어올지 모르는 이 무서운 게임에 걸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게임을 마친 후 우리는 리조트로 돌아왔다. 씻고 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문자 내용이 '혼자 있는데 무섭지 않니?', '괜찮니?' 이런 내용이었는데, 원래라면 괜찮았겠지만 그 게임 이후로부터 뭔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난 괜찮다고 한 후 문을 꼭 잠그고 잤다....
스카이다이빙
아침에 무사히 체크아웃을 하고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갔다. 나와 함께 점프할 분은 캐네디언 할아버지셨는데, 굉장히 여유롭고, 경험이 많아 보이셨다. 덕분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에는 실감이 하나도 안 났다. 게다가 밖이 워낙 아름다워서 내가 이곳을 뛰어내린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때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은 너무 높았다. 게다가 바람까지 엄청 불어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때, 갑자기 할아버지가 Are you ready?!라고 외치시더니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3, 2, 1을 외치고 뛰어내리셨다.
왜 물어보신 걸까..
처음에는 진짜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야 주변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낙하산을 피고 나서야 비로소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경비행기라 올라가는 데는 30~40분 정도 걸렸었는데, 내려오는 건 낙하산 시간을 빼면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니 굉장히 짜릿했다.
지상에 도착하면 사진들과 동영상 그리고 수여증을 준다. 멋지긴 한데 이게 어디에 쓰일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세부로..
그렇게 반타얀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들(?)을 뒤로하고 세부로 떠났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필리핀에서 스카이다이빙을 도전해보고 싶거나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원한다면 가보길 추천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모알보알에서의 펀 다이빙과 야간 다이빙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모알보알 준 다이브)
To be continue...
'여행 > 필리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홀로 세부 자유여행 #3 (모알보알, 펀다이빙, 야간다이빙) (4) | 2020.08.26 |
---|---|
나홀로 세부 자유여행 #1 (프리다이빙 자격증, 주의사항) (2) | 2020.08.24 |
보홀 자유여행 #2 (시티투어, 안경원숭이, 초콜릿 힐, 사륜바이크, 해난리조트) (2) | 2020.08.23 |
보홀 자유여행 #1 (골든팜 리조트, 호핑투어, 발리카삭, 바다거북이, 반딧불투어) (2) | 2020.08.23 |
댓글